어떤 종류의 일들은 왜 하는지, 또는 왜 그렇게 하는지 간단히 설명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하는 일 중에도 그런 것들이 있고, 회사에서의 여러 일도 그러하고, 어떤 정치적인 선택도 그러한 경우가 많다.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 또는 목표를 A 라고 할 때, A 를 바로 할 수 없으니 B 를 먼저 해야하고, B 를 하려다보니 C 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는데, A 와 C 사이에는 어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에 참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때, A 부터 C 까지 모두 알고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이 일을 설명하기가 용이한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연결 고리를 설명하기가 참 난감하다.
데스 밸리(Death Valley)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창업 이후 손익 분기점을 통과하기까지, 또는 대규모의 투자 유치로 현금 흐름이 원활해지기 전까지를 일컫는 말인데, 위와 같이 목표에 도달하기 전까지의 온갖 사전 작업들을 처리하는 단계도 데스 밸리라고 부르고 싶다. 납득될 정도로 설명하기는 너무 어려운데, 해야만 하는 일들은 한 가득이다. 그렇다고 계속 설명하고만 있을 수도 없고, 어떤 종류의 일들은 각자의 역할이나 입장에 따라서 받아들여지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래서 A - B - C 가 A - B - C - ... - Y - Z 가 되지 않도록 적절히 짧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또한 일의 종류에 따라서 각 단계의 격차가 너무 벌어질 수 밖에 없거나, 길고 긴 단계를 가질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계속 설명하고, 조금 더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려고 하지만 어쩐지 이런 노력은 다 무용하고 결국 중요한 것은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일 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