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없던 개념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O2O(Online-to-Offline)라는 키워드가 최근 몇 년간 유행처럼 사용되었지만, 그 키워드를 통해 우리 생활이 얼마나 달라졌으며, 예전에 없던 부가가치가 얼마나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구조를 바꾸거나 개선하지 못한 채 그저 돈의 흐름만 바꿔놓은 것 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해당 분야에 투자했던 회사의 가치나 그와 연류된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폄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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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은 컴퓨터가 이 세상에 등장한 이래로 많은 부분을 바꿔왔다. 전쟁의 양상을 바꿨으며 돈을 투자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문화를 누리는 방식을 바꿔왔다.
소프트웨어가 분명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왔지만, 없던 것을 존재하게끔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리학이 세상은 어떻게 구성되어 동작하는가를 발견해 나가는 학문이라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은 물리학이 발견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발견하는 일이 아닐까.
사람의 근본적인 욕구는 태초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회가 달라지며 그 욕구는 더욱 세분되고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어떤 소프트웨어는 새로운 발견 없이 데이터와 자본의 흐름만 바꾼다.
어떤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욕구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더 나은, 더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서 인간의 욕구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