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Con Korea 2017 ended.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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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원회 분들과 거의 반년을 준비해서 4일간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진행했던 파이콘 한국 2017이 어제 스프린트 진행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많은 사람이 운동을 배울 때 자주 듣는 얘기는 몸에 힘을 빼라는 것이다. 몸에 힘을 빼야 물에 뜰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거창한 목표나 불필요한 공명심 없이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저런 일이 많았음에도, 큰 탈 없이 해올 수 있었던 것 아닐까.

하지만, 키노트 발표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처음보다는 분명 행사 운영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겼고, 그로 인해 행사의 본질에 더 충실할 수 있는 부분도, 없는 부분도 있었다. 새롭게 시도하는 것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잘 되진 않았고, 고쳐야 했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제대로 고쳐지지 않아 같은 문제를 다시 만나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마무리하며 돌이켜보니, 결국 준비하는 사람이 얼마나, 어떻게 준비하냐 보다는 어떤 사람이 참가하느냐가 그 행사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준비하는 사람은 어떻게 잘할까 보다는 다양한 사람과 주제가 오고 가는 장소에서 사고 없이 작지만 옳은 진전을 만들어 내느냐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작년에는 CI에 대한 발표 이후에 튜토리얼까지 이어서 하는 것에 노력했다면, 올해는 스프린트를 진행하면서 오픈소스를 처음 접해보는 분들에게 기여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긍정적인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운이 좋았는지, 썸머노트를 작성한 홍영택(@hackerwins)님도 마침 시간이 맞아 django-summernote 뿐 아니라 summernote 에 대한 스프린트를 같이 진행할 수 있었다.

큰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스프린트에 참가한 분들에게 각자 하나의 커밋이라도 머지되는 경험을 드리고 싶었는데, 다행히 기존 프로젝트에 많은 문제가 있어(?) 대부분 처음 스프린트를 경험했음에도 불구,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번 한 번의 스프린트로 대단한 일을 하려는게 아니다. 적게는 한 두명이라도 스프린트를 통해 새롭지만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다시 주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에 대해 전파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 일을 몇 년간 꾸준히 계속할 때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올해는 준비위원회에 새로 들어오시거나, 새롭게 더 많은 책임을 진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하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는 것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으로, 비영리 컨퍼런스를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운영하면서 배웠던 가장 큰 부분이 같이 준비했던 예지님이 보낸 이메일에 적혀있어, 동의를 구하고 이 곳에 인용해본다.

@bloodevil4 어떤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할 수도, 조금 신경을 덜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했던 사람이 가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어볼 수도 있고, 그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낼 수도,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다르게 처리했다고 해서 우리는 비난할 수 없습니다. 모든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우리는 그것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어야, 다음에 일하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